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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9 08:03

아름다운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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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산에 오를 때가 있습니다. 산길을 걷다가 작은 바위 틈새에서 나무가 자라는 것을 봅니다. 흔치 않은 광경이지만 그렇다고 희귀한 것도 아닙니다. 나무의 뿌리가 강하면 그 생명력 때문에 바위를 쪼개어 놓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무의 질긴 생명력에 감탄하곤 했습니다. 아무리 척박한 곳이라도 생명은 살아남고 이겨내는 것이구나.

 

박남준 시인은 지리산 깊은 산속에 집을 짓고 사는 분입니다. 시인은 바위 틈새에서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고 우리가 흔히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관점으로 그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바람에 솔 씨 하나 날아와 안겼지

이끼들과 마른 풀들의 틈으로

그 작은 것이 뿌리를 내리다니

비가 오면 바위는 조금이라도 더 빗물을 받으려

굳은 몸을 안타깝게 이리저리 틀었지

사랑이었지 가득 찬 마음으로 일어나는 사랑

그리하여 소나무는 자라나 푸른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을 타고 굽이치는 강물 소리 흐르게 하고

새들을 불러모아 노랫소리 들려주고..”

-박남준의 아름다운 관계

 

시인은 나무의 생명력이 질겨서 단단한 바위 틈새를 비집고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바위가 나무의 씨앗을 품고 생명을 키워내기 위해서 애쓴 결과라고 보았습니다. 시인이 볼 때는 바위가 자기 몸을 부수어 빗물을 받아내고 나무를 키워낸 것입니다. 바위는 무생물이고 나무는 생물이기에 생물이 활동했다고 하는 것이 과학적입니다. 그러나 시인의 시선은 바위의 너른 품에 있습니다.나무가 바위를 이긴 것이 아니라, 바위가 나무를 받아들이고 품을 내준 것이라는 시선이 따뜻합니다.

 

뒤돌아본다. 산다는 일이 그런 것이라면

삶의 어느 굽이에 나, 풀꽃 한 포기를 위해

몸의 한편 내어준 적 있었는가 피워본 적 있었던가

-박남준의 아름다운 관계

 

시인은 그 바위처럼 내 삶의 힘을 빼고 누군가를 품기 위해서 애쓴 적이 있는지를 묻습니다.

그리고 먹느냐 먹히느냐 자리싸움으로 보지 않고, 자기 힘을 빼고 사랑으로 품는 관계로 세상을 보려고 합니다. 누구를 품는 일은 언제나 자기를 깨고 희생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바위가 힘을 빼서 소나무를 키운 것처럼 품어야 할 누군가를 위해서 내 힘을 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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