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늦더위가 남아 있지만, 가을의 징후가 곳곳에 묻어납니다.

우리말 '가을''무엇을 끊다'의 고어인 '갓다'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갓다는 남부지방 방언인데, 남부지방에서는 추수하다는 말을 가실하다고 말합니다.

추수는 열매를 끊어서 거두어드리는 것을 말합니다.

 

참고로 봄의 어원은 보다에서 나왔습니다.

봄에는 새로운 싹과 꽃들이 피어나는 것을 보는 계절입니다.

여름의 어원은 열다에서 나왔습니다.

열매가 열리는 계절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겨울은 겻다’(머물다)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는 계집의 어원인 겨집(집에 있는 여자)에 사용되는 말입니다.

겨울은 추위를 피해서 집에 머물러 있는 날이 많아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영어로 가을 'autumn''쌓여간다' 또는 '말라간다'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주로 쓰는 가을 'fall''떨어진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인디언 달력에서 10월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웁니다.

'큰 밤을 따는 달'(크리크족), '산이 불타는 달'(후치놈족), '양식을 갈무리 하는 달'(아파치족), '새들이 남쪽으로 날아가는 달'(크리족) 등이 그것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카이오와족의 10월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들은 10월을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달'이라고 합니다.

겨울이 올 때까지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으라는 뜻 같습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가을은 끊고, 쌓아두고(머무는 것), 잠시 기다리는 달입니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가다가 한참 달린 뒤에 잠깐 멈추어 서서 기다린다고 합니다.

자기 영혼이 미처 따라오지 못했을까 봐 기다려준다는 의미입니다.

가을은 잠시 멈추어서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오늘 임직받고 은퇴하고 추대받으시는 분들도 잠시 멈추어 서서 지금까지 지내온 것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뜻깊은 날을 축하드립니다.

오늘이 새롭게 출발하는 또 다른 시작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