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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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명절 연휴를 지내고 있습니다. 며칠 연휴를 지내면서 십여 년 전의 일이 생각났습니다. 이 글을 쓰면 저희 집 며느리가 창피스럽게 생각하면 어쩌나 하고 염려할 분이 계실까 보아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사람에 관한 예를 들 때는 그 예와 연관된 사람에게 허락을 받고 합니다. 이 예도 제 며느리에게 허락을 받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 첫 아들이 결혼한 지가 벌써 12년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의 첫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그의 아내인 저의 첫째 며느리는 세 살 때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태국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16년을 보내고 19살에 한국에 있는 한동대학교에 입학하여 4년을 보내고, 졸업 후 서울에 올라와 제가 담임을 하고 있던 다운교회에 3년을 다닌 후에 저의 아들과 결혼을 하였습니다.

 

며느리는 워낙 성품이 단순하기도 하거니와 결혼 후 몇 년 동안은 한국의 문화를 잘 모르는 편이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그 다음날이 휴일이었습니다. 제 아들의 이름이 명철인데, 며느리의 이름이 마침 지혜입니다. 며느리는 다운교회의 청년이었기 때문에 교회에서 이름을 부르던 것이 버릇이 되어 그 날도 저의 며느리를 지혜라고 불렀습니다. 아들네 집은 저희 집에서 걸어서 오갈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지혜야, 내일은 휴일인데 아침은 9시에 우리 집에서 먹자.”고 초대를 하였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 8시 반이 되어도 아들 부부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깊이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아마 9시에 밥을 먹자고 하면 늦어도 8시 반에는 나타날 것으로 제가 기대를 했던 모양입니다. 저는 시어머니인 아내 보기가 민망하여 열심히 부엌일을 도왔습니다. 그런데 정말 9시가 되니까 아들 부부가 나타나더군요. 문을 들어서는 그들에게 제가 넌지시 한 마디를 했습니다. “9시에 밥 먹으러 오란다고 9시에 오는 사람은 너희들밖에 없겠다.”

 

이런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며느리들이 그렇게 시댁에 가기 싫어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아들 부부는 전혀 긴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밥을 먹다가 한 마디를 더하였습니다. “오늘은 요리도 내가 했는데 설거지도 내가 할게.” 그랬더니 며느리가 바로 두 손을 들며 와우!”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조금 당황을 하였지만, 맞다. 쟤가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9시에 오라니까 9시에 왔고, 설거지를 다른 사람이 한다니까 와우!”히며 좋아했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그리고 지금까지) 비슷한 일이 있으면 가족 카톡으로 보내거나, 아니면 두 아들 부부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내일 아침에는 8시까지 와서 아침 준비를 같이 하자.”고 말입니다. 그리고 배웠습니다. “세대 차이를 줄이거나 세대통합을 이루려면, 신세대가 기성세대에게 적응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가 신세대에게 적응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지금은 두 아들 부부가 여름휴가 때가 되면, 저희 부부에게 휴가를 같이 가자고 요청을 해올 정도로 관계가 좋습니다. 첫째 며느리는 친정 부모님이 선교사로 여전히 태국에 계시기 때문에 저희 부부를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시댁이라는 것이 그리 마음 편한 곳은 아닙니다. 그래도 제가 은퇴한 후에 교회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갔는데, 같은 아파트 단지로 두 아들 부부가 이사를 온 데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신세대가 기성세대에게 적응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가 신세대에게 적응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어서.(자랑처럼 들리면 용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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