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HOME > 설교와칼럼 > 목회칼럼

조회 수 19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엊그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시골 목사님이 있다. 충북 영동에서 물한계곡교회를 담임하는 김선주 목사님이라는 분이다. 몇 명 안 되는 노인들이 전부인 시골 교회에서 목회를 하는데 교인들이 목사님을 가까이 하기가 어려워던 모양이다. 그래서 목사님이 고안해낸 것이 '목사 사용 설명서'이다.

교인들에게 '목사 사용설명서'를 주어서 집안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놓으라고 하였단다.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1. 보일러가 고장 나면 전화합니다

2. 텔레비전이 안 나오면 전화합니다

3. 냉장고, 전기가 고장 나면 전화합니다

4. 휴대폰이나 집전화가 안 되면 전화합니다

5. 무거운 것을 들거나 힘쓸 일이 있으면 전화합니다

6. 농번기에 일손을 못 구할 때 전화합니다

7. 마음이 슬프거나 괴로울 때 도움을 요청합니다

8. 몸이 아프면 이것저것 생각 말고 바로 전화합니다

9. 갑자기 병원에 갈 일이 생겼을 때 전화합니다

10. 경로당에서 고스톱 칠 때 짝 안 맞으면 전화합니다.

 

이것을 읽어 내려가는데 가슴이 먹먹하였다. 김 목사님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얼마나 많은 목회자들이 대접받고 섬김 받으려고 애쓰고 있는가? 자꾸 위로만 올라가려고 애쓰지 않는가?

그런데 이분은 목사가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어려운 신학이론이 아니라 일상의 삶으로 풀어놓았다. 아마 연세 드신 교인들이 이럴 때조차도 전화하지는 못하실 것 같다. 그래도 이것을 볼 때마다 목사가 당신들과 얼마나 가까이에 있어야 하는 존재인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10번 항목의 경우에는 더더욱 전화하기 어려울 것 같다. 경로당에서 고스톱을 칠 때 짝이 안 맞으면 전화하라고 하였다. 이 항목을 넣은 이유에 대해서 김 목사님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교인들이 함께 어울려 화투를 치다가 예고없이 경로당을 방문하는 나를 볼 때마다 화투장을 부채살처럼 펴들고 있던 교인들은 간음하다 들킨 여인처럼 화들짝 놀라며 홍당무가 되어 안절부절 못한다...그들의 화투는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동계 스포츠다. 하지만 그들은 화투에 대해 부정적 생각 때문에 실제로는 즐기고 있으면서도 내면에서는 거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나는 '화투란 나쁜 것이 아니라 목사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하고 말해주었다"

김 목사님의 말처럼 목사란 성경 말씀을 설교하고 가르치는 거룩한 교사의 삶만이 전부가 아니다. 함께 길을 가는 동무요 기쁨과 슬픔도 함께 나누는 친구요 가족이다.

김 목사님은 "목사란 불상처럼 모셔두는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써먹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공감되는 말이다. 여러분들도 저를 제대로 써먹기 바란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4 어찌 내가 이런 삶을.. 이정률 2016.04.20 1133
143 삼겹줄 기도회가 있습니다 이정률 2016.04.12 1404
142 임종의 단계 이정률 2016.04.05 1793
141 말의 십계명 이정률 2016.03.31 1396
» 어느 시골 목사의 "목사 사용 설명서" 이정률 2016.03.22 1912
139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이정률 2016.03.15 1025
138 권사님은 성공하셨어요! 이정률 2016.03.08 1071
137 주님과 즐겁게 사는 것이 사역(최영기 목사) 이정률 2016.03.02 1103
136 여러분도 간증 듣는 것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까? 이정률 2016.02.23 1085
135 많이 울었습니다! 이정률 2016.02.16 1078
134 예수님은 나에게 어떤 분이신가? 이정률 2016.02.10 1389
133 자리를 바꿔 앉아 보십시오! 이정률 2016.02.02 1130
132 사랑에는 비용이 지불되어야 합니다. 이정률 2016.01.26 1129
131 조급함이 문제 이정률 2016.01.19 1859
130 다니엘 금식기도를 합니다! 이정률 2016.01.19 1945
129 새해에 달라지는 것들. 이정률 2016.01.07 1074
128 언제 새 날이 올까요? 이정률 2015.12.30 1093
127 그대 오는 길 등불 밝히고 관리자 2015.12.20 1179
126 하나님을 신뢰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관리자 2015.12.15 1150
125 내가 가진 것을 헤아려 보기 관리자 2015.12.08 1058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29 Next
/ 29

교회안내

서울시 관악구 난향동 679-1 T. 02-856-4367 F. 02-867-4367